좋은 것이 지나치면 왜 문제가 되는가

상승과 조정, 새로운 균형으로 이어지는 시장의 변화와 정반합

시장의 모순과 정반합, 그리고 변화의 방향

주식을 하다 보면 좋은 것은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하기 쉽다.

실적이 좋아지고, 돈이 들어오고, 사람들의 기대까지 커지면 더 바랄 것이 없어 보인다. 실제로 그런 힘이 한 방향으로 모일 때 큰 시세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그런데 오래 보고 있으면 이상한 장면을 만난다.

좋은 실적이 계속되는데 주가는 더 오르지 못하고, 돈이 넘치는데 오히려 과열을 걱정한다. 모두가 좋다고 말하는 순간부터 위험이 커지는 경우도 있다.

좋은 것이 왜 문제가 될까.

나는 그 안에 이미 다음 변화를 만드는 모순이 생기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상승 속에서도 모순은 자란다

기업의 실적이 좋아지면 시장의 기대가 커진다. 기대가 커지면 돈이 몰리고, 돈이 몰리면 가격은 더 오른다.

여기까지는 자연스럽다.

문제는 속도다.

기업이 실제로 좋아지는 속도보다 사람들의 기대와 가격이 훨씬 빨리 달릴 수 있다. 오늘의 좋은 실적이 내일도 계속되고, 그다음 해에는 더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까지 현재 가격에 들어간다.

좋은 기업이라는 사실과 좋은 가격이라는 판단이 갈라지는 지점이다.

나는 이것을 단순히 거품이라고만 부르고 싶지는 않다. 상승을 만든 힘 자체가 어느 순간 새로운 부담으로 변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모순은 나쁜 것만은 아니다

예전에는 주가가 오르면 좋은 시장, 떨어지면 나쁜 시장이라고 생각하기 쉬웠다.

그러나 조정이 언제나 기업의 실패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너무 앞서간 기대와 현실의 거리가 다시 좁혀지는 과정일 수도 있고, 공급 부족으로 높아진 이익이 새로운 공급을 불러와 균형이 바뀌는 과정일 수도 있다.

높은 가격은 경쟁자를 부른다. 높은 수익성은 투자를 늘린다. 강한 기대는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한다.

성공이 다음 경쟁을 만들고, 풍부함이 다음 과잉의 씨앗을 만들 수 있다.

그래서 시장에서 모순은 없애야 할 오류라기보다 변화를 읽게 해주는 흔적에 가깝다.

정반합을 예측 공식으로 쓰지 않는다

나는 시장을 생각하면서 정반합이라는 말을 빌려왔다.

어떤 흐름이 만들어지면 그 흐름 안에서 반대되는 힘도 자라고, 둘의 충돌을 지나 이전과 다른 상태로 이동한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정(正) 다음에는 반드시 반(反)이 오고 그다음에는 합(合)이 온다는 식으로 주가를 맞히려는 것은 아니다.

시장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내가 보고 싶은 것은 현재의 상승과 하락 그 자체보다 그 안에서 무엇이 서로 부딪치고 있는가이다.

수요와 공급, 성장과 가격, 기대와 현실, 유동성과 물가, 기술혁신과 경쟁.

그 모순이 커지고 있는지 줄어들고 있는지를 보는 것이다.

지양은 단순히 원래 자리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시장에는 조정 뒤 이전과 똑같은 모습으로 돌아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한때 잘나가던 기업이 경쟁에서 밀려날 수도 있고, 조정을 거친 기업이 더 강한 사업구조를 갖출 수도 있다. 산업의 주도권 자체가 다른 곳으로 옮겨가기도 한다.

그래서 내가 이해하는 지양은 좋은 것과 나쁜 것 중 하나를 없애는 일이 아니다.

서로 부딪친 힘이 이전과 다른 상태를 만드는 과정이다.

모순이 생기고, 그것을 지나 새로운 균형으로 이동하며, 그 균형 속에서 다시 다음 모순이 생긴다.

시장은 그렇게 멈추지 않는다.

결국 묻고 싶은 것은 하나다

주가가 많이 올랐다고 무조건 팔아야 하는 것도 아니고, 많이 떨어졌다고 반드시 사야 하는 것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가격 뒤에서 어떤 모순이 자라고 있는가이다.

기업은 좋아지는데 기대가 너무 앞서 있는가.

가격은 떨어지는데 기업의 본질까지 훼손되고 있는가.

돈의 흐름은 바뀌는데 나는 과거의 생각에 머물러 있는가.

정반합이라는 어려운 철학을 주식에 억지로 끼워 맞추려는 것이 아니다.

내가 얻고 싶은 것은 조금 더 단순하다.

시장은 계속 변한다.

그러므로 나도 지금 보이는 현상을 고정된 것으로 믿어서는 안 된다.

모순을 피하려 하지 말고 그 안에서 다음 변화의 방향을 생각해보는 것.

그것이면 충분하다.

자주 묻는 질문

정반합으로 주가의 상승과 하락을 예측할 수 있나?

그런 예측 공식으로 사용하려는 것이 아니다. 현재 시장 안에서 서로 충돌하는 힘과 기대와 현실의 차이를 살펴보기 위한 생각의 틀이다.

좋은 실적도 왜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나?

주가는 현재 실적만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기대를 반영한다. 실적이 좋아도 이미 더 높은 기대가 가격에 반영됐다면 시장 반응은 달라질 수 있다.

조정은 새로운 상승을 위한 과정인가?

항상 그렇지는 않다. 기대와 현실의 간격을 조정하는 과정일 수도 있지만 기업이나 산업의 경쟁력이 실제로 약해지는 경우도 있다. 무엇이 변했는지를 구분해서 봐야 한다.

다음 글 안내

다음 글에서는 정반합의 흐름을 지나, 시장을 억지로 내 뜻에 맞추지 않고 기다리는 무위자연과 맥점을 살펴본다.

이 글은 촌로가 오랜 투자 경험을 돌아보며 정리한 개인적인 생각과 공부의 기록입니다. 특정 종목이나 금융상품의 매수·매도를 권유하는 글이 아니며,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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